부산에는 정말 멋진 바다뷰 카페가 많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도 바다 근처라, 사실 '바다뷰'가 그리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부산사람이지만 햇살 좋은 날 루프탑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건 언제라도 좋은 일이지 않은가.
그래서 드라이브도 할 겸 태종대에 나들이를 갔다가 근처 38.5라는 카페에 들렀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지만 주차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OPEN 11:00 / CLOSE 22:00
커다랗고 파란 예쁜 문을 열고 들어오면 얼핏 봐도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들이 줄이어 있는데, 정말 과장 하나도 보태지 않고 다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이 디저트에 좀 인색한 사람이라 (속닥속닥) 몇 가지 골라보기로 했다.
빛 반사 때문에 메뉴판이 잘 보이지 않지만, 카페 38.5에는 디카페인 원두와 블랜딩 원두가 있다. 나는 커피를 너무 좋아하지만 한번씩 디카페인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찾아보기란 사실상 힘들어 레몬티나 각종 허브티로 대체하곤 했는데 이렇게 디카페인 원두가 있다니 너무 좋다. 이것 하나 만으로 다시 찾을 이유가 되어버렸다. 일단 오늘은 레모네이드 먹을 거지만.
총 4층 그리고 루프탑으로 이루어진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우리는 책이 빽빽이 들어선 '도서관' 층인 4층에 자리를 잡았다. 큰 창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주변은 책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가 내 눈앞에 있다. 이곳이 천국일까.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보빵. 그리고 블루베리 타르트. 우유 혹은 커피와 함께 먹기에 참 좋은 점보빵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빵이라는 것을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난 늘 호였는데. 호호호...
역시 디저트는 단 맛에 먹는 거지! 하며 먹기 시작했는데 역시 점보빵은 양이 많다. 블루베리 타르트는 부드럽고 적당한 단 맛에 상큼한 블루베리가 균형을 맞춰준다. 밥을 먹고 왔기에, 많다 많다 하면서도 결국 다 먹게 되는 마성의 디저트.
루프탑에서 볼 수 있는 영도 앞바다. 그리고 부산항 대교까지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남편에게도 늘 하는 말이지만 나는 영도의 풍경을 참 좋아한다. 어릴 적 아버지의 차를 타고 이곳을 드라이브할 때면 늘 안치환의 '내가 만일'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곤 했었다. 그 행복한 노랫말에 나는 아직까지도 푹 젖어 있다. 또한, 우리 함께 있음이 큰 기쁨이였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