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영축산-신불산-간월산 1일3봉

영남알프스│영축산-신불산-간월산 1일3봉
Yeongchuksan, Shinbulsan, Ganworsan
2021년 영남알프스 9봉 완등 도전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1일 3봉)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원점회귀 코스
총 17.7km, 소요시간 6시간 39분

영남알프스 9봉 도전을 시작하며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매번 한 시간을 달려서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9번이나 와야 해!? 나야 부산에서 오니까 그나마 부담이 덜한 편이다. 듣자 하니 네 시간을 달려서 오신 분들도 있고, 아마 더 멀리서 오시는 분들도 있으셨겠지. 그래서 결국 하루에 산 여러 개를 몰아서 도전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첫 번째 여정으로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코스를 소개한다.

주차 국립 신불산 폭포 자연휴양림 하단 지구
(주차비 3,000원, 입장료 인당 1,000원)
화장실 있음, 안내 지도 책자 받을 수 있음.

안내판에는 영축산이 표시되어 있지 않아 여쭈어본 결과 영축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서 지도에 나와있지 않고,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데 초보는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위 사진의 p245 지점에서 S 방향으로 빠지면 영축산으로 올라간다고. 말은 어려운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등산한 곳이라 길이 잘 나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를 건너 쭉 가다가 '신불산 정상' 푯말을 따라간다. 전날 비가 온 데다 계곡길이라서 바닥이 너무 좋지 않았다. 질퍽질퍽. 그것만 빼고는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가 어우러져 정말 휴양림을 마음껏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던 길. GPS도 켜고 지도도 보면서 올라갔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확인할 방도가 없어서 답답하긴 했다.

숲길을 따라 잘 가다 보면. (이게 가장 중요. 길을 따라서 가야 한다. 작지만 분명히 사람들이 다닌 길이 나있다. 나무에 걸린 '산악회 띠'를 참고하자. ) 이렇게 늠름한 정승이 나오고, 억새길로 이어진다. 영축산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




어마어마하게 펼쳐진 억새 밭. 가을에 꼭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바로 영축산 정상에 도착한다. 막바지 오르막이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

영축산 해발 1,081m │ 국립 신불산 폭포 자연휴양림 하단 지구에서 약 2시간 소요
남편은 제법 힘들었던 모양. 사진 구도가 엉망이다. 하지만 인증은 했으니 다행. 오늘 코스인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중에서 블랙야크 명산 100에 속하는 산은 '신불산' 한 곳이다. 그럼에도 GPS 발 도장은 꾸욱 찍어두었다.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을 위해서는 꼭 2021년 지정 표식이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적절히 사진을 남기고 빨리 이동해야 했다. 평소였다면 여유를 더 부렸을 테지만, 오늘은 아직 두 산이나 더 남았기 때문이다.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되는데 말은 참 쉽지만 길을 찾아야 이동을 하지 (...) 이정표를 따라 이동하다가 길을 헤매고 방황 후 조금 원시적이지만 확실한 방법을 썼다. 영축산 정상석 부근에서 우리가 올라온 억새 길 방면을 바라보면 길이 쭈욱 보인다.



억새 사잇길로 쭉 걸어가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헤맬 이유가 없다. 중간중간 이정표도 있고, 길 자체가 워낙 잘 나있어서 신불산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다. 계단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고무가 깔려있어 확실히 무릎과 발에 무리가 덜했다.


제법 갈 길이 멀다. 주변 풍경도 구경하면서 걸어주자. 사실, 나와 남편은 등산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풍경을 즐기고 싶어 하는 나와는 달리 남편은 빨리 이동하자는 주의라 사진을 찍고 있으면 멀리서 슬쩍 눈으로 빔을 쏘곤 한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풍경을 놓칠 수 없지.



계단은 정말 끝이 없다. 나는 천국의 계단이라고 불렀다. 여태 만났던 계단 중에서 가장 길었던 것 같다. 그 계단의 끝에는 암릉이 기다리고 있으니 조심히 올라가야 한다. 워낙 잘 정비되어 있어 큰 무리는 없지만 산행은 항상 다치지 않게 조심히.

신불산 해발 1,159m │ 영축산 정상석에서 부터 약 1시간 20분 소요
어찌어찌 신불산까지 도착! 이게 되긴 되는구나. 하면서 내 자신이 조금 기특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난번 가지산에서 깜빡하고 컵라면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이번 산행에는 무엇보다도 컵라면을 가장 먼저 가방에 챙겨두었다. 신불산 정상에는 밥을 챙겨 먹기 딱 좋은 쉼터가 구성되어 있다.


너무나 보기 좋은 부부와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 삼아 맛있게 컵라면도 먹고, 블랙야크 명산 100 인증을 위해 GPS 발 도장도 꾹! 해발 1,159m 신불산에서는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GPS 인증을 하는 것에도 꽤 애를 먹었다. 무한 로딩의 늪...


간단한 식사 후, 이제 다시 힘을 내야 한다. 마지막 산 간월산을 향해. 룰루랄라♪ 또 크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신불산에서 간월산으로 가는 길은 이정표를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찾기가 수월하다.


쉬운 길만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신불산을 내려가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산행은 언제나 조심! 이 구간만 지나면 또 수월한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세모 지붕 집이 바로 간월재 휴게소. 휴게소에서 좌측으로 쭉 가면 간이 화장실이 있다. 우리는 간단히 화장실만 갔다가 곧바로 다시 간월산 정상을 향했다. 위에서 봤을 땐 정말 다 왔다. 싶은 길이 어찌나 끝도 없던지. 계단을 오르는 남편의 뒷모습이 어쩐지 안쓰러웠다.


간월산 해발 1,069m │ 신불산 정상석에서 부터 약 1시간 15분 소요
남편의 뒤를 졸졸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간월산까지. 검정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었더니 둘 다 얼굴이 시커멓게 나와서 웃겼다. 사진 찍어주시던 아저씨도 어쩐지 웃음이 터지셨다. 도전하는 중에도 몇 번이나 나 자신을 의심했건만, 결국 해내고 말았다. 나 자신 너무 칭찬해. 오늘 도전도 빛났다🌠

이제 우리는 하산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산 넘고 산 넘고 또 산을 넘었더니 또 산이 남은 느낌이랄까. 간월재 휴게소 아래로 포장된 도로가 나있는데 그곳으로 하산하기로 결정. 솔직히 왔던 길로 돌가가는 건 오바잖아.


하산길에 만난 파래소폭포. 거짓말 없이 하산하는 데만 2시간이 족히 넘게 걸렸다. 더 이상 걷는 건 무리야. 싶은 순간 나타난 시원한 폭포에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등린이인 나에게는 힘들었던 도전인 만큼 뿌듯했고 곱씹을수록 즐거웠던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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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지정 표식이 있는 정상석에서 인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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